전세 계약 갱신청구권을 한 번 사용한 임차인이 다시 만기를 맞이하는 시점이 늘고 있습니다. 2020년 7월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가구가 이번 5~7월에 두 번째 만기를 맞는 케이스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요. 저는 임차인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이 상황을 마주한 분이 많아, 정리할 가치가 있다고 봤습니다.
갱신청구권 한 번 쓰면 끝 — 두 번째 만기는 자유 계약
가장 먼저 확인할 사실입니다. 갱신청구권은 1회만 사용 가능하고, 한 번 사용한 뒤 두 번째 만기에는 임대인이 자유롭게 임대료를 협상할 수 있습니다. 즉 2020년 7월 이후 5%로 갱신한 계약이 2024~2026년 두 번째 만기를 맞으면서 시세 가까이 인상되는 케이스가 본격화되고 있어요. 국토교통부 임대차정보시스템에서 본인 계약 이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.
인상 폭 — 평균 18% 안팎
2026년 1분기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두 번째 만기 갱신 시 평균 인상 폭이 18% 안팎으로 집계됩니다. 다만 지역과 단지별 차이가 큽니다. 강남·송파권은 25% 이상도 나오고, 외곽 지역은 10% 미만에서 마무리되는 케이스도 있어요.
전세 vs 월세 전환 — 계산기로 비교
인상 폭이 크면 전세를 월세로 일부 전환하는 협상 카드도 있습니다. 전월세 전환율이 2026년 5월 기준 약 5.2%로 작년 4.8%보다 올랐어요. 보증금 5,000만 원을 월세로 전환하면 월 약 22만 원 추가 부담입니다.
3가지 시나리오 — 갱신·이사·매매
두 번째 만기를 맞이한 임차인이 선택할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정리했습니다.
시나리오 A — 갱신: 시세 인상 18% 수용. 5억 보증금 → 5.9억으로 인상. 추가 9,000만 원 마련 필요. 장점: 이사 비용·절차 없음, 동일 거주환경 유지. 단점: 보증금 마련 부담, 대출 시 금리 부담.
시나리오 B — 이사: 다른 단지로 전세 이동. 평균 25~30% 인상된 시세로 새 계약. 장점: 새 갱신청구권 사용 가능 (4년 보장). 단점: 이사·중개수수료 약 500~1,000만 원, 자녀 학군·통근 변경 부담.
시나리오 C — 매매: 임차에서 자가로 전환. 현재 보유 현금 + 전세보증금 + 대출로 매매. 장점: 임대료 부담 종료, 자산 형성. 단점: 취득세·이사·매매가 부담, 부동산 시장 리스크.
저희 주변에서 가장 많이 선택된 건 시나리오 A(갱신)였고, 시나리오 C(매매)는 자녀 학군이 안정된 30대 후반 가구에서 늘고 있습니다.
이사 결정 — 시점이 핵심
협상 결과가 부담스러우면 이사를 검토하게 되는데, 6~7월은 전세 매물이 가장 적은 시기입니다. 7월 말~8월 초가 매물 회복 구간이라 그때까지 일정을 늦출 수 있다면 선택지가 늘어납니다. 만기 2~3개월 전에 미리 임대인과 협의 시작하는 게 가장 마찰이 적어요.
전세대출 추가 한도 — 보증금 인상분 대응
보증금 인상분이 부담스러우면 전세대출 추가 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. 임차인의 소득·신용에 따라 다르지만, 기존 전세대출에 보증금 인상분의 70~80%까지 추가 가능합니다. 한국주택금융공사 안내가 가장 정확합니다. 다만 추가 대출은 월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지니, 본인 현금 흐름 시뮬레이션이 우선입니다.
한 줄 정리
두 번째 만기는 갱신청구권 보호 밖에 있다는 사실이 핵심입니다. 시장 시세, 본인 단지 최근 사례, 전월세 전환율을 미리 알고 협상에 들어가면 결과가 달라집니다. 5~7월 만기 예정인 분이라면 이번 주에 한 번 자료를 모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.
1차 출처: 국토교통부 임대차정보시스템, 한국부동산원, 한국주택금융공사
지역별 평균 인상 폭 (2026년 1분기)
전월세 전환율 추이
협상 카드별 시뮬레이션 — 보증금 5억 기준
현재 보증금 5억 전세 계약 만기 임차인이 18% 인상 요구를 받는 경우 협상 카드별 부담을 비교합니다.
카드 1 — 전액 인상 수용: 보증금 5억 → 5.9억. 추가 9,000만 원 마련. 전세대출 추가 80% 활용 시 7,200만 원 대출. 월 이자 약 30만 원 추가.
카드 2 — 전세 일부 + 월세 전환: 보증금 5억 유지 + 월세 22만 원(추가 9,000만 원의 전월세 전환). 현금 부담 없이 월세만 부담. 월 이자 형식.
카드 3 — 보증금 인하 + 월세 확대: 보증금 3억 + 월세 75만 원. 현금 흐름 부담 크지만 보증금 회수 가능. 임대인이 선호하는 경우 많음.
카드 4 — 이사: 외곽 단지로 이동. 보증금 5억 그대로 + 새 갱신청구권 4년 확보. 이사·중개비 약 700만 원. 학군·통근 부담 가능.
전세대출 한도 — 새 보증금 기준 계산
전세대출은 임차인 소득·신용에 따라 다르지만, 신혼부부 특화 상품의 경우 새 보증금의 80%까지 가능합니다. 일반 가구는 70~75% 수준. 보증금 5.9억으로 인상되면 최대 4.7억(80% 기준) 대출 가능. 이미 기존 대출이 있다면 추가 한도가 줄어들 수 있어,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본인 정확한 한도를 미리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.
이자율은 디딤돌·버팀목 등 정부 보증 상품이 일반 시중은행 대출보다 1.5~2.5%p 낮습니다. 신혼부부·청년·신생아 가구는 추가 우대 금리가 적용되니, 본인 자격 요건을 미리 점검해두는 게 좋습니다.
임대인 협상 — 마찰 줄이는 4단계
두 번째 만기 협상에서 임대인과의 마찰을 줄이는 4단계를 정리합니다.
1단계 — 만기 3개월 전 첫 연락: 만기가 다가오기 전 임대인에게 먼저 연락해 ‘만기 후 의향’을 물어봅니다. 임대인이 매도 의향이 있는지, 임대료 인상 폭을 어느 정도 생각하는지 먼저 파악.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게 협상 성공률을 가장 크게 높입니다.
2단계 — 본인 단지 시세 자료 정리: 부동산원·KB부동산·네이버 부동산에서 본인 단지 최근 3개월 거래 사례를 정리. 임대인이 비현실적인 인상 요구를 할 때 객관적 자료로 반박 가능.
3단계 — 협상 카드 4가지 미리 준비: 위 4가지 카드 중 본인 케이스에 가장 적합한 우선순위를 정해두고 협상에 들어갑니다. ‘올인 전세’ 외에 다른 옵션도 가지고 있다는 신호만으로도 협상 여지가 늘어납니다.
4단계 — 서면 합의: 구두 합의 후 반드시 계약서로 정리. 임대료 인상 폭, 갱신 기간, 특약 사항을 명확히 기재해 추후 분쟁을 예방합니다.
전세사기 위험 점검 — 두 번째 만기 시점
두 번째 만기 시점에 전세사기 위험을 한 번 더 점검하는 게 안전합니다. 부동산 시세가 빠르게 변하는 시기에는 임대인의 부채 상황·세금 체납 등이 새로 발생할 수 있어요.
점검할 항목은 세 가지입니다. 첫째, 등기부등본 — 가압류·근저당 새로 설정됐는지 확인. 둘째, 임대인 국세·지방세 체납 — 임대차 신고 시 임대인 동의 아래 확인 가능. 셋째, 임대인 신용 상태 — 가급적 임대인 신용 등급도 점검. 만기 1개월 전 한 번 더 등기부를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.
매매 전환 시뮬레이션 — 보증금 5억 → 자가 8억
전세 임차에서 자가 매매로 전환 시 자금 흐름 시뮬레이션입니다. 기존 보증금 5억 + 본인 현금 5,000만 원 + 주담대 2.5억 = 매매가 8억. 월 주담대 이자 약 90만 원(연 4.3% 가정).
매매 전환 시 추가 비용은 취득세 1.1~3.3% (지역·금액별), 중개수수료 0.4~0.6%, 등기비 0.2% 등. 매매가 8억 기준 추가 비용 약 1,500~2,500만 원. 이 비용을 본인 현금 또는 추가 대출로 충당해야 합니다.
매매 전환의 장점은 임대료 부담 종료와 자산 형성. 단점은 부동산 시장 리스크와 매수 시점 압박. 단기 시계(1~2년)보다 5년 이상 거주 계획이 명확할 때만 합리적입니다.
신혼부부 전세대출 상품 — 우대 금리 비교
신혼부부 가구는 일반 전세대출보다 1.5~2.5%p 낮은 우대 금리 상품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. 대표 상품은 ‘디딤돌 대출(주택도시기금)’과 ‘버팀목 대출(주택도시기금)’입니다.
디딤돌 대출은 부부합산 소득 7,000만 원 이하 신혼부부 대상, 보증금 4억 원 이하 주택에 최대 2.4억 원까지 연 2.3~3.2% 금리로 지원. 버팀목 대출은 부부합산 소득 1.3억 원 이하, 보증금 7억 원 이하 주택에 최대 4억 원까지 연 2.7~3.5% 금리로 지원.
두 상품의 차이는 보증금 한도와 대출 한도, 소득 요건입니다. 본인 소득 구간과 보증금 규모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.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본인 자격을 미리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.